김해창 교수의 생태 이야기 (33) 8월 22일 에너지의 날-에너지절약·전환으로 가는 길

관리자 | 2022.08.22 15:05 | 조회 64
'불을 끄고 별을 켜다' 캠페인 포스터

“8월 22일 밤 9시부터 5분 간 전국적으로 동시 소등을 하고 별빛을 바라봅시다”.

8월 22일 ‘불을 끄고 별을 켜다’ 제19회 에너지의 날 행사가 전국적으로 펼쳐진다. 제19회 에너지의 날 부산행사는 △오전 10시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제19회 에너지의 날 기념 선포식 및 부산에너지전환 포럼’ 개최 △오후 4~7시 광안리해변과 저탄소마을 4곳(광안 동일스위트아파트 등)에 에너지 체험부스 마련 △오후 7시30분~9시 광안리해변 별빛음악회(아이씨밴드·독립뮤지션 공연, 에너지 ○× 퀴즈, 경품 추첨) △오후 9시부터 5분간 광안대교를 비롯해 5분간 동시 소등행사 및 별빛 퍼포먼스 등이다.

2003년 8월 22일은 국내 전력소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날이었다. 이에 사단법인 에너지시민연대가 이날을 ‘에너지의 날’로 지정하여 2004년부터 세계 최초로 소등행사를 개최한 것이 시작이다. 에너지시민연대는 그 뒤 ‘에너지절약 100만 가구 운동’을 시작하는 등 활발한 에너지절약 운동과 더불어 매년 ‘에너지의 날-불을 끄고 별을 켜다’라는 슬로건 아래 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 행사도 부산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30여개 단체가 동시 개최한다. 

에너지의 날이 생긴 것은 우리 사회의 에너지 과소비 실상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에너지·자원 낭비, 생태계 훼손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생태발자국, 탄소발자국, 물발자국, 푸드마일리지 등이 있다. WWF(세계자연보호기금)는 『지구생명보고서(Living Planet Report) 2020』에서 지구의 포유류, 조류, 어류, 양서류, 파충류의 개체수가 지난 50년 동안 68%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생태발자국은 1990년대 인간 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부하를 자원의 재생산이나 폐기물의 정화에 필요한 면적으로서 나타내는 방법인데 모든 경제활동에 필요한 토지면적을 계산함으로써 환경에 대한 영향 파악이 가능하다. WWF의 자료에 따르면 2008년 현재 한국의 1인당 생태발자국이 4.6ha로 세계 149개국 가운데 29위로 세계 평균 2.7ha보다 약 1.7배 높다고 밝혔다. 독일(30위·4.53ha)과 일본(37위·4.14ha)을 앞지른 수준이다. 

탄소발자국은 개인 또는 단체가 직접·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의미한다. 2000년을 기준으로 각국의 CO2 배출량에서 산림 등의 흡수량을 빼 그 나라의 1인당 CO2의 연간 잔류중량을 나타낸 것이다. 생태발자국은 면적으로 나타내지만 탄소발자국은 온실가스배출량(중량)으로 제품이 판매되기까지의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표시된다. 단위로 gCO2, kgCO2, tCO2eq(이산화탄소 환산톤)을 쓴다. 승용차의 탄소발자국은 9.36t, 대중교통은 2.9t, 자전거 이용은 2.6t이라고 한다. 

국제 환경단체인 GFN(지구생태발자국네트워크)은 생태발자국의 60%를 차지하는 것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라고 밝히고 있다. GFN은 해마다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을 계산해 발표한다. 이날은 인류의 생태자원 수요량(생태발자국)이 그해 지구가 재생할 수 있는 자원의 양(생태용량)을 넘어서는 날을 뜻한다. 2022년 생태용량 초과의 날은 지난 7월 28일이었다. 지구가 내줄 수 있는 자원을 다 써버렸으니 7월 29일부터 인류는 ‘생태 적자’ 상태에 빠진 셈이다. 인류가 지금과 같은 삶의 방식을 유지하려면 지구가 1.75개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 세계인이 한국인처럼 살려면 현재 지구의 3.3개가 필요하다고 한다. 지구 생태용량과 비슷한 개념으로 ‘탄소예산’이 있다. 탄소예산은 지구 온도 상승폭을 일정 수준 이내로 묶어두기 위해 넘어서는 안 되는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치를 의미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1.5℃ 목표 달성을 위해 남은 탄소예산을 2020년 기준 5000억t으로 추산한다. 인류가 한 해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이 400억t이 넘으니,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0년 남짓인 셈이다.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이려면 탄소예산을 더 줄여야 한다(한겨레신문, 2016년 8월 1일). 
 

물발자국이라는 개념도 있다. 물발자국이란 사람이 직접 마시고 씻는 데 사용한 물에다 음식이나 제품을 만드는 데 소요되는 ‘가상수(virtual water, 눈에 보이지 않는 물)’를 합친 총량을 말한다. 유네스코가 만든 물발자국지수에 따르면 쌀 1kg을 생산하는 데는 물 2,500ℓ, 쇠고기 1kg은 15,400ℓ, 맥주 1ℓ에는 300ℓ의 물이 들어간다고 발표하였다. 따라서 에너지와 식품을 해외로부터 수입한다면 역시 물발자국도 높을 수밖에 없다. 푸드마일리지란 식량의 수송량과 수송거리를 종합적, 정량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표이다. 일본 농림수산정책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푸드마일리지는 6,637km로 일본(7,093km)보다는 낮지만 미국(1,051km), 영국(3,195km), 프랑스(1,798km), 독일(2,090km)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석분투데이, 2022년 1월 12일). 

에너지의 날을 계기로 에너지란 무엇인가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자. 에너지(energy)란 물리학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일을 하게 하는 기력, 활력 즉 활동의 근원으로 체내에 갖고 있는 힘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석유·석탄에너지, 원자력에너지, 태양·풍력에너지와 같이 에너지자원을 일컫기도 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에너지’라는 용어는 토머스 영(Thomas Young)이 1807년에 출간한 ‘자연철학강의’(A Course of Lectures on Natural Philosophy)에서 기존에 사용되었던 ‘힘’을 의미하는 라틴어 vis의 대안으로 제안되었다. 그리고 1852년 켈빈 경(Lord Kelvin)에 의해 열역학에서 사용되었다(장종훈, 재생에너지공학, 2010).  

에너지는 에너지 본질(형태), 에너지원, 생산방식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김학준, 에너지개론, 2004). 에너지는 ‘움직임’ 또는 ‘저장’이라는 형태에 따라 나뉜다. 움직이는 에너지를 ‘운동에너지’, 저장되는 에너지를 ‘잠재적 에너지’라고 하는데 이들은 서로 변환되면서 우리의 실생활에 필요한 열과 전기·기계적 에너지를 공급하게 된다. 에너지원은 크게 화석연료, 핵연료와 대체에너지원으로 나눌 수 있다. 화석연료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가, 대체에너지는 수력, 태양광(열), 지열, 풍력, 바이오, 해양에너지 등이 있다. 생산방식에 따라서는 1차, 2차 에너지로 나뉜다. 1차 에너지는 태양열, 조력, 파력, 풍력, 수력, 지열,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최초의 에너지이고, 2차 에너지 또는 최종에너지는 최종 소비부문의 에너지 이용설비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로서 전기, 도시가스, 석유제품 등을 들 수 있다. 1차 에너지는 직접 이용하기 어렵기에 2차 에너지로 변환할 필요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상당량이 손실된다. 석탄이나 석유로 전기를 생산할 경우 약 60%의 열손실이 발생한다.

IEA(국제에너지기구)나 EIA(미국 에너지정보관리국) 등이 발표한 2011년 현재 주요 자원의 가채(可採)연도를 보면 석탄 112년, 석유 54년, 천연가스 67년, 철 61년, 우라늄 67년으로 석탄을 제외하고는 21세기 중반에는 자원 고갈 위기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에너지절감이나 전환은 어떻게 가능할까.  

첫째, 기기류나 설비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발전소, 공장, 업무시설, 가정, 교통기관 등의 설비를 에너지절감형으로 바꾸거나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장에서의 에너지절감 및 에너지전환 노력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일본의 경우 가정에서 에너지절감기기를 사용하거나 단열화를 통해 에너지소비량을 60% 줄일 수 있다는 시산도 있다(大島堅一․高橋洋, 地域分散型エネルギーシステム, 2016).

둘째, 교통체계의 변혁, 즉 탈자동차사회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운수부문에서는 승용차나 트럭 등의 에너지절감 외에도, 자가용 승용차에서 벗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중요하다. 수송량당 에너지소비량은 승용차로부터 철도로 바뀌면 약 10분의 1, 버스로 바뀌면 약 3분의 1이 줄어든다고 한다.

셋째, 건축물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럽에서는 건축물의 수명이 50~75년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30~40년 된 아파트건물을 재건축하고 있어 재료소비를 엄청나게 늘이고 있다.  이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 마련이 절실하다. 우리나라의 건축물 폐기물은 전체 폐기물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정도다.

넷째, 에너지를 덜 쓰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과잉소비사회에 살고 있다. ‘24시 편의점’ ‘자판기’ 등 연중무휴 영업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수입식품보다는 로컬푸드 또는 지산지소(地産地消)를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절약과 관련해 원전을 수명연장하거나 신규 건설하기에 앞서 ‘발전소’가 아닌 ‘절전(節電所, Conservation Power Plant)’를 구상할 필요가 있다. 절전소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지에서 1990년대 수요관리 측면의 통합자원계획(IRP: Integrated Resourse Plan)이란 에너지정책에서 나온 것으로 미국 전력회사의 경영계획에도 자리잡고 있는 개념이다.

다섯째, 에너지수요의 시간전환 및 최적화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가령 여름철 낮시간이나 겨울철 저녁시간과 같이 전력수요와 재생가능에너지의 ‘변동전원’의 공급 차가 큰 시간대의 전력수요 가운데 줄일 수 있는 것이나 다른 시간대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은 전환하자는 것이다. 사전시간대별 전력가격 차이를 두고 도매전력시장을 정비해 탄력적 가격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여섯째, 인센티브와 패널티 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에너지정책을 펴야 한다. 기업이나 시민이 에너지절약이나 전환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촉진정책을 적극 펴야 한다. 시민들에 대해서도 에너지나 자원을 절약하는 만큼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반면에 규제적 수법도 적극 써야 한다. 건축물의 단열기준치의 규제도 필요하고, 옥상녹화, 공장녹화 등도 적극 권장해야 한다. 탄소세 도입과 같은 경제적 수법도 필요하다. ESCO(에너지절감효율화사업)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탄소라벨제와 같이 에너지 관련 정보를 적극 공개할 필요가 있다. 결국은 정책통합이 필요하다. 에너지절감이나 전환정책은 기후변화정책으로 통합하거나 경제, 고용, 복지 등의 정책과도 궁극적으로 통합해 추진해야 한다. 다양한 혜택과 적절한 규제를 통해 정책을 실현해나가야 한다. 관료주의의 칸막이 행정을 개혁해야 한다. 

이처럼 에너지절약·전환은 먼저 정치지도자들의 의식변화에서부터 시작돼, 일반 기업과 국민들의 생활 속에서 실천돼야 하고, 이러한 것을 뒷받침할 제도개혁으로 이어져야 한다. 촉진제도와 규제제도를 적절하게 실행함으로써 새롭게 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생활양식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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