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9-24] 부산문화, 그 현장을 찾아서1ㅡ부산문화재단과 국립국악원

백양산인 | 2013.09.27 18:55 | 조회 12905




9월 24일에 만난 부산문화재단의 남송우대표이사는 첫인상이 근엄한 학자였다. 실제로 그는 국립부경대 인문사회대 학장을 지낸 국문학자이며 문학평론가이다. 2011년 제2대 대표이사로 취임했는데(당연직 이사장은 부산시장), 이제 내년 2월이면 임기가 만료되어 미련없이 대학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남대표님은 기탄없이 부산문화의 현주소와 정부 문화행정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였다. 부산문화재단은 지역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한 부산시와 중앙정부의 정책사업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재단은 계약직을 포함해 25명의 직원들이 연 170억 원 가량의 사업비로  부산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활동 지원, 문화기반 구축, 문예교육 활성화, 시민의 향유기회 확대, 국제문화교류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업들의 종자돈인 적립금이 적은게 문제다. 현재 부산의 적립금은 현재 240억 정도인데 가장 먼저 시작한 경기도는 1,500억원, 서울과 인천시는 각각 1,000억원의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다니, 그렇지 않아도 늘 문제로 지적돼온 수도권과 지방의 문화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부산의 시정부와 언론, 경제계 등 시민사회가 각고의 노력을 한 데 모아야할 상징적인 지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남대표의 말씀을 들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 두 가지. 정치가 문화예술을 수단시하고 당장의 전시성 성과를 추구하지 말아야한다는 것, 그리고 부산문화는 서울을 바라보지말고 바다 너머 세계를 지향하는 순환, 교류의 독자적인 문화정체성과 컨텐츠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남대표는 중앙정부의 예산지원도 획일적인 사업의 단순 위탁집행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지역 자체의 특성을 반영하는 사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확대하는 정책 수정을 주문하기도 했다.


국립국악원의 경우는 부산시와는 애매하게 다른 경계에 서 있다. 부산에 위치한 국악원이지만 국립시설이니만큼 인사, 재정이 모두 중앙정부로부터 이루어진다. 9월 23일 연지동 국악원으로 찾아가 만난 서인화원장은 전문가 공모를 통해 선정된 분이지만 서울의 국립국악원 출신이고 다른 간부와 직원들, 그리고 예술단원들(연주단, 무용단, 성악단)도 모두 중앙조직의 인사발령과 선발을 통해 배치된 분들이다. 앞으로 지역과의 조화, 협력을 위해 인사에 있어서도 부산지역을 배려하는 조치들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한편 국악원 간부들은 부산국악원의 우선 과제로서 하나같이 인원의 증원을 주문했다. 현재 서울은 물론이고 남원, 진도까지 3곳의 기존 국립국악원보다 적은 직원과 단원 수를 비슷한 수준으로라도 늘려달라는 것이 이들의 요청이었다. 하지만 내 생각에 우선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국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공연참여일 것이다. 화, 금, 토요일에 각각 고정상설무대가 진행되며 각종 국악강좌도 진행되고 있다. 우리 시민들이 많이 즐기고 참여한다면 부산국악원의 발전과 지원은 저절로 따라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이다. busan.gugak.go.kr을 클릭해서 국악원의 프로그램을 즐기시길 바란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42개(50/3페이지)
부산희망찾기 시즌1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위로
2024.05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 2,968,585
Yesterday : 484
Today : 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