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8-14] 부산의 하수문제와 도심하천들

백양산인 | 2013.08.15 14:32 | 조회 31669

 

 

 



 

 



   어제 늦은 오후에는 부산시청의 환경녹지국을 방문해서 하수도과 직원들을 만났다. 부산의 하수처리문제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내가 요청해서 만들어진 자리였다. 주택가는 물론이고 서면이나 광복동 등 도심에서도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냄새가 유독 심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궁금증이었다. 하지만 하수도과의 설명을 들은 결과는 의외였다. 나는 생활하수와 우수(雨水)를 분리하는 분류식 하수관로의 매설이 그 문제를 해결하는 관건이라고 생각했는데 부산은 이미 그 비율이 40%에 달하는 수준으로 서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다만 서면과 광복동쪽의 문제는 주변의 부전-서면시장, 국제시장 등 전통시장들의 오수(汚水)에서 연유된 바 크므로 별도의 대책을 추진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의 탐방은 우선 하수종말처리장부터 시작했다. 부산의 12개 하수처리장중 10개소를 운영, 관리하는 부산환경공단에서 먼저 전반적인 사업개요에 대한 브리핑을 청취했다. 환경공단은 하수처리장뿐 아니라 쓰레기소각장 2개소(다대포소각장은 최근 폐쇄)와 음식물쓰레기처리장도 함께 운영하면서 부산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살림꾼이다. 공단의 설명에 의하면 시민들로부터 받는 하수도사용료가 처리비용에 못미치는 원가이하이기 때문에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물가당국의 규제 때문에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 적자역시 결국 시민의 세금으로 메꾸는 것이므로 수익자부담의 원칙에 따른 점진적인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아울러 현재 시범사업단계인 음식물쓰레기종량제도 본격적으로 추진되어야 옳을 것이다.

 

 

   환경공단과 한 울타리 안에 있는 수영하수종말처리장의 시설을 둘러보고 일행은 석대로 향했다. 그곳의 오래된 추어탕집에서 점심을 먹고 우리는 인근의 수영강으로 향했다. 반송천이 합류하는 중류지역인 이곳의 강폭은 개울이라해도 좋을만큼 좁았지만, 좁은만큼 물살이 거세었다. 그 거센 물살사이로 바다에서 올라온 숭어들이 헤엄치는 장면은 이 도심하천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경이로운 풍경이었다. 그 다음 가본 세병교 주변 온천천에서도 많은 잉어들이 노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이들이 깨끗한 물에서 사는 녀석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산의 도심하천들이 물고기가 살만큼 됐다는 것은 20~30년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하수도물이 강으로 직접 방류되지 않고 강을 따라 매설된 하수관로를 통해 종말처리장으로 보내지도록 한 시설투자가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다. 비가 많이 올 때는 여전히 문제지만. 온천천은 수량이 적어 낙동강물을 공급받아 상류지역에서 흘려보낸다는데 그 잉어들의 고향은 낙동강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동천(東川)이었다. 우리는 문현동 이마트에 차를 세우고 아이스하드 하나씩으로 더위를 식힌 다음, 옛 썩은다리에서부터 서면 입구의 광무교까지 폭염 속의 천변을 따라 걸었다. 동천은 상류에서부터 광무교까지의 모든 지류들이 다 복개가 되어 있고 광무교부터 자성대부두쪽 바다까지는 열려있다. 이곳 역시 수량이 거의 없어 부산항의 바닷물을 끌어올려 광무교에서부터 흘려보내고 있다. 그러다보니 옛날 나의 소년시절만큼 썩은 냄새가 나지는 않지만 시커먼 물이 거의 정체상태로 머물러 맑은 수질을 기대하기가 난망한 상황이었다. 당연히 물고기도 보이지 않았다. 동천의 정화는 지속적인 하저 준설과 맑은 원수의 공급원을 만들어내는 일이 선행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도 동천의 주요 지류인 부전천의 생태하천 복원은 적극적으로 검토될 가치가 충분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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